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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진실과 화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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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


9월 30일은 캐나다 연방정부가 올해 새로이 지정한 공휴일이다. 은행 및 관공서, 학교는 모두 쉬고, 개인 사업체는 재량에 맡긴다. 연방정부에 따라 정책이 달라서, 모든 주에서 휴일인 것은 아니다.

캐나다는 지난 5월 28일, 원주민 어린이 대학살 증거 발견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215구의 이름 없는 어린이 유해가 캠룹스(Kamloops) 원주민 기숙학교 자리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학교는 1890년부터 1969년까지 가톨릭교회의 통제하에 있었고, 그 이후 연방정부 관할로 넘어갔다가 1978년에 문을 닫았다.

당시에 이와 비슷한 기숙학교가 전국에 걸쳐 139군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래 캐나다 땅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미개인'으로 지정하고, 그들의 아이들을 구원하여 문명으로 이끌겠다는 미명 하에 강제로 부모에게서 떼어내 데려와서 기숙학교에 집어넣은 것이었다. 의복과 언어, 관습을 모두 박탈하여 정체성을 상실시키는 민족정신 말살 정책이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이곳에서 인간적인 교육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학대와 폭행 및 성착취까지 이어졌고,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하여 전염병과 영양실조, 폭행 후유증 등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사망했다. 그들은 사망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그 사체를 유기하여 땅에 묻은 현장 중 한 곳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기숙학교 관리자들은 사망이나 실종신고를 누락시켰고, 그로 인해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사망이 있으리라 추정되어왔다. 그간 많은 원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리고자 애를 써왔으나,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디어로의 노출이 막혀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체 발굴로 그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당시에 기숙학교 행정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캐나다 정부도 2008년 처음으로, 이러한 교육과 행정이 비인도적이었음을 인정하고 원주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였다. 그 이후에도 사과는 간간이 이루어졌지만, 이번처럼 많은 사체가 발굴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지난 5월 이 안타까운 죽음이 만천하에 알려지면서 애도가 물결쳐서 조기를 게양하고, 운동화를 내놓는 등 추모의 행렬이 이어졌으며, 결국 이렇게 연방정부 국경일이 지정된 것이다.

당시 어린이들이 기숙학교로 들어갔던 날인 이 9월 30일은 이미 오렌지 셔츠 데이(Orange Shirt Day)라는 이름으로 매년 원주민 어린이들의 아픔을 기리고 있던 날이었다. 2013년 처음으로 윌리엄즈 레이크(Williams Lake)에서 시작되어 이후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오렌지 셔츠가 이 날의 상징이 된 이유는, 당시 기숙학교 생존자인 필리스 웹스테드(Phyllis Webstad)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학교에 가게 된 그녀에게 할머니가 빛나는 새 주황색 셔츠를 선물하셨는데, 학교에 가자마자 이 셔츠를 포함한 모든 옷들을 빼앗겼고, 서양식 옷을 강제로 입어야 했다. 그리고 그 셔츠는 영원히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상징해서, 매년 이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주황색 티셔츠를 입으며 그 아픔을 함께 한다.

이슈화 된 기숙학교뿐만 아니라 그 이후 1960년대에는 식스티스 스쿱(Sixties Scoup)이라는 정책을 도입하여, 미개한 아이들을 더 좋은 환경에 자라게 하겠다는 미명 하에, 부모에게서 빼앗아 백인 가정에 입양시키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그때의 피해자들은 아직도 그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 그런 그들을 보고 막상 양부모는 배은망덕하다고 표현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람들은 참으로 자기 입장을 벗어나서 생각하기가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공휴일의 이름이 '진실과 화해'의 날인데, 이렇게 한다고 급격히 진실이 밝혀지고 화해가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한두 번의 형식적인 사과를 통해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그래도 캐나다 정부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사과문을 발표했고, 많은 캐나다인들이 그들 역사 속의 과오를 뉘우치고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보면, 이것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이 민족 말살 정책에 관한 내용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의 일제 강점기와 닮았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스럽다. 창씨 개명을 당하고, 길게 고수하던 머리카락을 잘라야 했던 우리 조상들 역시 이런 말살 정책의 피해를 당했던 것이고, 나아가 위안부 학대와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고문 등, 삶의 착취는 모든 식민지 정책과 일관된다. 그러면 일본은 과연 언제쯤 이런 진실과 화해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인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며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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