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은 다음 달 6일 거행될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초청장을 공개했다. 이 초청장은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의 이름으로 발행되었으며, 커밀라 왕비라는 공식 칭호가 처음으로 사용되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작년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한 뒤, 왕실은 커밀라의 칭호를 '콘월 공작부인'(Duchess of Cornwall)에서 '왕비'(Queen Consort)로 격상했다. 이 용어는 왕비로서 자체의 존재감보다는 '왕의 부인'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하지만 이번 대관식을 계기로 커밀라의 칭호가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로 다시 한번 바뀌면서 명실상부한 왕비가 됐다.

커밀라는 찰스 3세의 두 번째 부인으로, 다이애나비 생전 찰스 3세와 내연 관계를 맺어 왔다. 다이애나가 사망한 지 8년이 지난 2005년 4월 찰스 당시 왕세자와 결혼했다. 그러나 그동안 '불륜녀'로 인해 '왕세자빈'(Princess of Wales)이라는 호칭 대신 콘월 공작 부인으로 불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작년 2월 즉위 70주년 기념 성명에서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부인 커밀라를 왕비로 인정하길 바란

다고 언급했다. 왕실 소식통은 엘리자베스 2세 서거 직후에는 '여왕'(QUEEN)과 구별되는 칭호를 사용하기 위해 커밀라에게 왕비(Queen Consort)라는 칭호를 부여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난 만큼 대관식을 계기로 커밀라 왕비(Queen Camilla)라는 새로운 칭호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초청장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찰스 3세의 뜻을 반영해 재생 종이로 제작되었으며, 표지에는 담쟁이덩굴과 산사나무, 참나무 잎 등이 그려졌다. 초청장 하단부에는 성장과 순환을 상징하는 영국 전설 속 존재인 '그린맨'도 등장한다.

영국 왕실은 이 초청장이 새로운 왕의 통치를 기념하는 봄과 부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은 영국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대관식은 찰스 3세가 왕위를 계승한 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영국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커밀라 왕비의 공식 칭호 변경은 그녀의 역할과 지위를 명확히 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제 영국 왕실은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를 이끌며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