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8명이 노숙자 ‘집단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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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사건 흔치 않은 캐나다에서 충격적인 사건 소식이 전해졌다. 토론토 시내에서 10대 소녀 8명이 노숙자 남성을 흉기로 집단 살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가해자들이 청소년들이라는 이유로 신상 공개가 금지되자 피해자 가족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현지가 시끄럽다.
20일(현지시간) CTV, CBC 등 보도에 따르면, 토론토 경찰청은 이날 회견을 통해 전날(19일) 오전 12시 30분쯤 시내 중심가 노상에서 남성 노숙자(59) 1명이 10대 소녀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13세와 14세가 각각 3명, 16세 2명 등 모두 8명으로 2급 살인 혐의로 송치됐다. 체포 당시 이들은 범행에 사용한 흉기 외 다른 무기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사이로 현장 인근 중심가에 18일 오후 10시 30분쯤 모였으며, 당시 범인들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던 노숙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며 언쟁을 벌이다가 미리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공격했다.
범행은 불과 3분 사이에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상을 입은 노숙자는 현장의 행인들이 부른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희생자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 남성이 최근 도시의 노숙자 보호시설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여성은 CBC 인터뷰에서 “소녀들이 내가 가지고 있던 술을 가져가려 했고 피해자가 이를 말렸다. 나를 보호하려고 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경찰 관계자는 소녀들과 노숙자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 여부에 대한 아무런 단서가 없다며 서로 간 언쟁을 벌인 이유나 경위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여러 명이 함께 특별한 동기도 없이 무고한 피해자를 물색해 공격하는 범행 유형을 지칭하는 ‘스워밍(Swarming)’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범인들이 갱(범죄집단)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이 중 3명은 이전에 경찰과 접촉을 가진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피의자들이 모두 10대 청소년인 탓에 캐나다의 청소년 형사정의법에 따라 이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는다. 언론 역시 피의자에 관한 정보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보도할 수 있다.
피해자의 가족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신상 공개를 금지하는 사법제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유족은 성명을 내고 “우리가 범인이 누구인지, 왜 보석으로 풀려났는지를 알 수 없는데 법이 어떻게 시민을 보호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