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인데 태어나기전 엄마 자궁 속 일 모두 기억나요”

“32살인데 태어나기전 엄마 자궁 속 일 모두 기억나요”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3-22 17:53
업데이트 2021-03-22 18:2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과잉기억증후군’ 32세 여성 사연

레베카 샤록은 엄마 자궁 속 일까지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레베카 샤록의 어렸을 때 사진. 트위터 캡처
레베카 샤록은 엄마 자궁 속 일까지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레베카 샤록의 어렸을 때 사진. 트위터 캡처
1989년 호주에서 태어난 레베카 샤록은 엄마 뱃 속 기억까지 생생하다. 그는 전 세계 80명 정도만 앓고 있다고 알려진 희귀질환 ‘과잉기억증후군(HSAM)’을 앓고 있다.

레베카는 22일 데일리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어두운 환경에서 다리 사이에 머리를 두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자궁 속 같다”며 “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주변 환경이나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잉기억증후군이란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저장해 한 번 본 것을 마치 사진처럼 기억하는 질환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기억하고 과도하게 기억하는 증후군으로, 2006년 미국에서 ‘질 프라이스’라는 여성이 최초로 진단을 받았다. 이 여성은 좌우 대뇌피질의 특정 영역이 일반인과 다르고, 좌우 전두엽을 모두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레베카 샤록은 엄마 자궁 속 일까지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위터 캡처
레베카 샤록은 엄마 자궁 속 일까지 기억하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금까지 들었던 학교 수업 내용 모두 기억”
레베카의 첫 번째 기억은 태어나기 전 엄마 자궁 속의 기억이다. 그는 자궁 속 기억을 그림으로 그려내기도 했다. 그는 태어난 직후 병원을 떠난 것도 기억했다.

레베카는 “나는 담요와 같은 무언가에 싸여 있었다. 그 당시 병원이나 집이 무언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단지 내 주변 환경이 변한 것을 눈치챘고, 나는 이런 환경에 호기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하는 걸 배우는 것부터 걸음마를 뗀 것, 태어나서 처음으로 꾼 꿈까지 모두 기억했다. 또 지금까지 들었던 학교 수업 내용을 기억하기도 한다.
레베카 샤록이 그린 엄마 자궁 속. 트위터 캡처
레베카 샤록이 그린 엄마 자궁 속. 트위터 캡처
그는 해리포터 책 7권을 모두 기억하고, 너무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올라 머릿속이 복잡할 때 해리포터를 읽었더니 책 내용을 모두 외웠다고 전했다.

레베카는 2011년까지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이 모든 일을 기억하는 줄 알았지만, HSAM을 알게 된 이후 진단을 통해 23살이 되어서야 자신이 과잉기억증후군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잊고 싶은 고통스러운 기억조차 잊을 수 없어 매 순간 생생하게 떠올린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